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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몇 달 전 대구에서 오토바이에 개를 매달아 몇백 미터를 질주한 동물학대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너무나도 잔인하여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사건이었습니다. 이번 세나개에서는 그 당시 사건에서 구조된 아이와 구조하신 보호자분의 이야기입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학대,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면 이번 솔루션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작년 11월경 대구에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에 개를 매달고 질주하는 남자를 발견하여 추격한 보호자. 집요한 추격 끝에 아이를 살릴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입에 거품을 문채 숨만 간신히 붙어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학대한 남성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하였습니다.
현재 아이는 당시 구조했던 부부가 입양하여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개에게도 불안증세를 보여 다른 곳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한티는 보호자가 와도 절대 집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구조 당시 차고 있던 목줄조차 풀지 못할 정도로 사람을 경계하고 무서워하고 있었습니다. 집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면 조심스럽게 나오기는 하지만 인기척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 버려 끼니도 마음 놓고 먹지 못합니다. 그리고 학대를 했던 사람이 남자라서 그런지 남자 보호자에게 유독 경계가 심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입양 당시 한티는 제대로 된 검진을 받지 못했다는데요. 워낙 경계가 심하고 겁을 먹어서 수차례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보호자들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지 차에 태우는 데 성공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병원에서 검사를 시작했는데 뜻밖에 놀라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티가 임신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사실 며칠 전부터 보호자는 한티의 임신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검사 결과 임신이 45~50일 가까이 되었다고 합니다. 거의 만삭이나 다름없는 것이죠.
보통 개의 임신기간은 60일 정도니까요.
이 사실을 알게 된 보호자들은 더 가슴이 아파 눈물을 보입니다. 한티는 죽음의 순간과 고통에서 뱃속의 새끼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어떻게는 새끼를 살려야 했던 한티는 매달려 있는 순간에도 숨통을 부여잡아야 했겠죠. 그리고 낯선 환경에서도 새끼를 지켜야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 예민했고 경계했을 것으로 생각이 드네요.
솔루션
한티의 마음을 열기 위해 그리고 앞으로 새로운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위해 설채현 선생님이 와주셨습니다. 우선 차근히 시작해야 합니다. 자꾸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만질라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은 증상에 따라 3개월에서 많게는 1년 이상, 그보다 더 긴 시간의 교육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대의 기준
아직도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학대의 기준이 불명확합니다. 확실한 것은 음식물 쓰레기 먹이는 것,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는 것, 그리고 뜬장에서 키우는 것을 법적으로 명확히 학대라 합니다. 하지만 아직 동물학대 행위 기준이 모호한 사례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에 이 기준을 더 넓혀 나아가는 게 필요합니다.
설채현 선생님의 말하는 한티의 입장은 학대로부터 구조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 '또 어디론가 나를 납치했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먼저 트라우마를 이해해야 하는데요. 트라우마는 과거에 신체적, 정신적 위협이 되는 사건을 경험한 후 겪는 심리적 외상입니다.
뇌에는 해마라는 장기기억장소 가 있는데 과거의 사건을 기억해 두고 있다가 다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바로 도망치라는 신호를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티는 어디론가 또 끌려갈까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이 트라우마가 떠오르지 않도록 목줄을 당기는 행위는 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난주 세나개 방영에서 이와 같은 트라우마 대한 솔루션을 방영하였는데요. 함께 보시고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티가 경계하는 행동은 임신과도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임신호르몬이 분비되면 안정된 장소로 더 들어가려고 합니다. 외부로부터 새끼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더욱 집 밖을 나가지 않을라고 했을 것입니다. 이 모든 한티의 행동은 새끼를 지키려는 모성 본능이었던 것입니다. 모견에게 스트레스나 위협이 되는 환경을 노출이 된다면 행동학적으로 출산 후에 새끼를 물어 죽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 출산준비 솔루션
- 고 열량의 식사로 횟수를 늘려준다.
- 모견과 태아의 건강에 맞는 균형 잡힌 사료를 제공한다.
-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새끼들과 모견을 위해 따뜻한 공간을 마련합니다.
- 난방이 안 되는 곳이라면 온수매트를 사용합니다. 전기매트는 새끼들이 씹어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온수매트를 권장합니다.
- 안락한 산실을 마련해 주기 위해 조명을 밝기는 어둡게 합니다.
○ 한티 트라우마 솔루션
- 먼저 좋아하는 간식으로 유도해서 한티가 집 밖에 나올 수 있는 최대거리를 확인한다.
- 그리고 최대거리부터 간식을 놓고 보호자는 뒤로 멀리 떨어집니다. 목표는 한티가 스스로 리드줄 최대 길이까지 나오는 것입니다.
- 간식을 먹었다면 다시 가까이 가서 전보다 좀 더 멀리 간식을 두고 멀리 떨어집니다. 이것을 반복합니다.
- 여기서 더 효과적인 방법은 보호자가 다가갈 때 뒷걸음질로 갑니다.
- 어느 정도 아이가 경계를 풀고 멀리 나오기 시작했다면 보호자는 등을 보이며 앉아 손바닥에 간식을 올려두고 먹을 때까지 기다려봅니다. 그렇게 천천히 보호자와 아이의 거리를 좁혀가는 것입니다.
며칠 후 한티는 무사히 6마리 새끼를 건강하게 낳았습니다. 한때 죽음의 순간으로부터 기적처럼 살아나 다시 사람에게 마음문을 열어준 한티가 너무 고맙고 미안합니다. 아직 까지도 동물의 단순한 미물로 여기고 삶과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동물들을 그냥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생명이 다 함께 존중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