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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띵똥아빠입니다. 이번 세나개의 에피소드는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추운 한파를 녹일 만큼 가슴 따뜻한 이야기였답니다.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마음 아프기도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희망이 있고 사랑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보호자는 집 주변에서 떠도는 유기된 토끼를 발견했습니다.
정말 하다 하다 토끼를 버리는 사람도 있나 봅니다. 다행히 지금의 보호자가 구조해서 함께 동고동락 한지도 2년이 훌쩍 넘었다고 하네요.
이름도 1호라고 하니 복 받은 토끼입니다. ㅎㅎ
그런데 오늘의 진짜 주인공들은 다른 집에서 살고 있다네요. 아마도 1호와 함께 지내기는 어려운 것 같아 두 집 살림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걸어서 3분 거리에 또 다른 집, 그곳에는 두 마리의 리트리버형제 영광이와 보은이가 살고 있습니다. 너무 순하고 착한 두 형제는 보호자를 반기는 데요.
하지만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영광이와 자꾸 쓰러지는 보은이.
영광이는 구조 당시 심장사상충말기에 복수가 가득 차 있었다고 합니다.
비조차 피할 수 없는 곳에서 발견된 아이들
이렇게 처참한 환경에서 수개월을 견뎌온 영광이와 보은이를 구조한건 지금의 보호자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이 참혹한 상황을 sns를 통해 알렸습니다. 그래서 의가 맞는 사람들과 구조모임을 통해 아이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방치한 전보호자와 연락이 닿았고 다행히 쉽게 현재 상황을 순응하여 아이들을 넘겼다고 합니다.
구조했던 당시 아이들의 건강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보은이는 정밀검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고 영광이는 구조당시 복수를 10kg이나 빼내었다고 합니다.
아픈 와중에도 보호자가 없을 땐 동생을 챙기는 영광이를 보면서 저도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그 고단한 삶 속에서 얼마나 서로를 의지하며 견뎌왔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보호자가 직장에 나간 사이 두 형제를 살펴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광이와 보은이를 위해 응원과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다.
영광이와 보은이를 위해 힘을 보태고자 반려견 행동 교정 전문 수의사 설채현 선생님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정밀검사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우려보다 더 좋지 않은 결과가 있었는데요.
평소에 보은이의 힘없는 걸음걸이와 초점이 흐렸던 눈빛은 뇌에 종양 때문이었습니다. 가끔 보였던 치매증상도 이 종양 때문이었습니다.
영광이는 더 심각했습니다. 이미 심장사상충 말기였고 종양들이 폐에 많이 전이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미 구조전부터 종양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심장사상충은 심장에 기생합니다. 심장은 뱃속 후대정맥으로 연결되어 있어 심장의 압력이 높아지면 복수가 차오릅니다. 영광이 정도로 복수가 차오르기 위해선 긴 시간이 소요되고 이 상태가 되면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영광이는 남은 삶을 호스피스의 방향으로 케어해줘야 한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의 고통을 방치한 전보호자가 원망스러운 순간인데요. 여기서 설채현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반려동물사회와 그 시스템에 일침을 가합니다. 저도 그의 의견에 100% 동감하고 있고요. 우리가 앞으로 어떠한 태도로 생명을 바라봐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아이들과 산책하는 게 간절한 소망이라는 보호자에게 설재현 선생님이 솔루션으로 영광이 산책을 함께 해주었습니다.
아픈 영광이 뿐만 하니라 지병이 있는 노견과 산책할 때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 산책할 때 되도록 호흡이 가빠지지 않고 흥분하지 않도록 속도를 천천히 조절해 줍니다.
- 리드줄을 짧게 잡고 팔꿈치를 옆구리에 붙여 멀지 않게 거리를 유지합니다.
- 팔을 너무 쓰지 않고 다리를 사용한다는 느낌으로 멈추고 나아가는 것을 반복합니다.
- 산책은 5-10분 정도만 하고 중간에 휴식을 취해줍니다.
참담한 환경에 주인으로부터 버려졌던 영광이와 보은이는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슬프지 않습니다. 외롭지도 않습니다. 이 두 아이들을 응원하고 사랑으로 보호해 주는 많은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몇일전 영광이는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무지개를 건넜다고 합니다. 도움을 주시고 사랑으로 보살펴 주신 분들이 있어 영광이 자신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는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무지개 다리 넘어 세상에서는 차디찬 시멘트가 아닌 따뜻하고 푹신한 꽃길에서 건강하게 실컷 뛰어다녔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형의 먼저 보낸 보은이가 남아 있습니다. 보은이의 소식이 궁금하시거나 도움을 주시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